오래전에 피아노를 잠깐 배운 적이 있었다. 그때 사놓았던 야마하 전자피아노가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커가면서 가끔 건드려 보는 게 다였다. 그런데 심플리 피아노 어플을 만나고 활용도가 200% 좋아졌다. 이건 중간 후기이다.
심플리 피아노 Simply Piano 어플을 깔다
약 한달 전쯤 아이의 유치원 방학 중, 약간의 지루함을 해소해 보고자 피아노 어플을 찾아봤다. 그중 만족도가 높은 후기가 많았던 게 바로 이 심플리 피아노 어플이었다. 예전에 다른 무료 어플도 사용해 봤지만 아이의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었다. 일단 평가판을 이용해 볼 수 있으니 바로 시작했다.
심플리 피아노의 특징
다른 피아노 학습 어플을 길게 써보지 않아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심플리 피아노는 흥미 위주로 잘 만들어진 어플이다.
짧은 동영상으로 쉽게 이론을 설명하고 넘어간다. 이론이 길면 쉽게 지치게 된다. 특히 6세의 아이에게 이론은 거의 있으나 마나 한 존재다. 차라리 몸으로 익히는 게 빠르다.
일반적으로는 영어로만 나오는 동영상이 아쉬운 부분이다. 자막은 나오지만 분명 받아들이는 데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게 영어는 아니고 메뉴나 일반적인 텍스트 설명은 한글로 나온다.
익숙한 곡으로 연습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익숙한 팝송이나 민요, 클래식 곡 등으로 연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존 레논의 이매진이라거나, 여러 디즈니 주제곡, 조금 진행 해야 나오지만 BTS의 다이너마이트를 들으며 피아노 연습이 가능하다.
6세 아이에게는 곡의 익숙함 보다는 게임처럼 박자에 맞춰 음을 누르는 게임처럼 즐기고 있다. 어릴 때는 습득이 빠르고 학습보다는 직관으로 배우는 게 더 쉽게 배우는 것 같다. 무엇보다 TV 시청할 때 말고는 30분을 같은 내용으로 놀기 힘들었는데 피아노를 시작하면서 3시간을 친 적도 있다.
또 어릴 때부터 학습에 흥미를 잃을까봐 웬만해서는 하기 싫어하는 기색이 보이면 한글이든 산수든 안 시켜 왔는데 피아노는 먼저 치고 싶어 했다. 또 잘 안되면 짜증도 내고 잘하기 위해 연습해서 극복해 나가는 모습도 보여 줬다. 이게 단순히 어플을 쓸 때만이거나 게임이라는 느낌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여기서 끝일 것이다.
하지만 어플 외의 곡들도 피아노로 쳐보고 싶어 한다거나 (최근에는 여자친구 '밤' 연습 중이다..)
악보를 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평소 부르던 노래를 피아노로 연주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제법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개의 프로필 생성 가능 (꿀팁)
심플리 피아노는 프로필을 생성해서 해당 프로필마다 진행 속도를 달리 할 수 있다. 즉 한 명이 뒤에까지 진도를 빼더라도 다른 사람이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엄마 아빠 모두 피아노 앞에서 한 시간 이상 연주해야 했다.)
총 생성 가능한 프로필 수는 5개로 여기서 꿀팁을 하나 준다면
(요즘은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로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바로 계정 공유를 통한 구독료 절감 효과이다. 1년에 12만 원 정도 하는 구독료를 5명이서 나눠 낼 수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중간에 구글 검색하면 5~6만 원 선으로 결제하는 방법도 있으니 필요하다면 찾아보자.
나는 처음에 정말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3개월짜리를 구독 (가성비 최악) 했는데 어어,, 하는 순간에 무료체험 기간을 넘겨버렸다. 고객센터에 문의도 해 봤으나 낙장불입. 결제된 어플은 정책상 환불 불가라고 했다. 참~ 하루 지난 걸로 너무 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다니는 피아노 학원은 달에 10만 원씩 하기에 괜찮다, 괜찮다 하며 마인드 컨트롤 중이다.
한 달 정도 아이와 함께 사용해 본 결과
- 우리 아이도 뭔가에 꽂히면 집중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레고나 블록에 빠져 몇 시간째 그것만 한다거나 책을 몇 시간 동안 읽는다는 웹상의 아이들 혹은 지인의 아이들에 비해 쉽게 질려하는 아이의 모습에 조금은 걱정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심플리 피아노를 이용하면서 우리 아이도 빠져들어서 하는 게 있구나~ 는 걸 알게 되었다.
- 낮은음 자리는 여전히 헷갈리지만 같은 음이 반복적으로 나오기에 눈과 몸으로 익히게 된다.
- 음악을 즐기게 된다. 연주하는 중에도 몸이 절로 들썩거릴 정도로 흥이 난다.
- 아이와 혹은 가족과 함께 악기를 배우는 게 좋았고 내가 좀 못하는 척해줘야 하지만 아이가 선생님이 되어 내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는 것도 나름의 좋은 점이다.
- 1~2년 사용한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겨우 걸음마 정도 뗀 정도 될 수 있다는데 충분하다. 언제까지 흥미가 유지될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울 때에도 훨씬 빨리 적응할 듯하다. 물론 나쁜 습관이 든다거나 전문적으로 피아노의 길을 걸을 생각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지만.
- 아무래도 게임처럼 즐기다 보니 중독증상이 있는 듯하다. 밖에서 놀다가도 피아노 치고 싶다고 집에 간다고 하니...
- 아직은 이론적인 부분을 주입할 때는 아니지만 흥미나 재미 위주로 진행되기에 걱정되기도 한다. 피아노를 배운다기보다 한 곡 완성을 여러번 하는 느낌이랄까. 아예 모르는 악보를 놓고 친다면 박자도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심플리 피아노 케이블 = USB 미디 연결
처음에는 몰랐는데 사용하다 보니 말소리에도 음이 눌러지는 현상이 있었다. 구글링 해보면 해당 문제로 심플리 피아노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게 패드나 태블릿을 디지털피아노에 직접 연결해 주는 거다. 즉 디지털피아노에서 나오는 음(아웃풋)을 패드가 바로 인식하게 하는 거다. 장점으로는 인식률이 올라가고 패드에서 나오는 음은 피아노 스피커로 더 크게 들을 수 있어서 좋다.
검색은 '심플리 피아노 케이블' 정도로 찾아보면 쉽게 나오니 구매해서 사용하면 된다. 가격대도 높지 않아 부담되진 않는다. 다만 나 또한 'USB 미디' 단자가 없는 피아노라 적용할 수 없었다. 본인의 피아노 뒤에 해당 단자가 있는지 꼭 확인 후 구매하면 되겠다. 기왕이면 패드 충전이 동시에 되는 제품으로.(케이블을 충전 단자에 꼽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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