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애매한 법률 때문에 산, 강, 바다로 뿌려지는 산분장은 금지되어 있다. 특정 장소에서만 허가되어 있는 산분장을 앞으로 합법화한다고 한다. 장소와 절차는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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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가까운 지인이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아직 어리다면 어린 나이인데 허망하게 가버려 주위 사람들의 마음이 무너지는 듯하였다. 이 친구는 수목장으로 갔다. 살다 보니 여러 장례 문화를 접하게 되었고 그에 관한 생각의 정리이다.
90%가 화장 선호
몇 해전부터 실행해 온 조사에 따르면 90%가 화장을 원한다고 한다. 특히 유족일 경우 더 높았다. 거기에는 비용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고인, 혹은 반려견을 화장하여 보낼 때, 그렇게 슬프던 마음이 한 줌 재가 되어버린 고인을 볼 때면 좀 차분해지고, 내려놓게 되고, 보내주게 되는 이점도 있다. 종교적인 의미도 있을 수 있고.
무덤에 매장
대략적으로 찾아봐서 나오는 바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서양의 장례식처럼 관에 묻힌 채로 땅에 들어가고 그 위로 무덤을 만드는 경우 3,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게 5년인가의 비용이고 연장하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자손 대대로 무덤을 관리해 줄 만한 재산이 있는 집이어야 가능하다.
봉안당에 안치
일반 봉안당, 즉 화장을 해서 봉안당에 안치하는 경우 요즘은 120정도 부터 시작되는 듯하다. 벌써 10여 년 전이지만 부산시에서 운영하는 영락공원은 봉안당 가격이 12만 원 (15년)이었다. 거주지가 부산시민인 경우에만 이용 가능했다. 지금은 봉안당 모두 다 차서 더 이상 자리가 없다고 한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고 운영주체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젠 10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개인 200, 부부 400, 가족 1,000 이런식이다. 접근성, 봉안당 내에서도 몇 단에 위치했는가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아파트 분양권처럼. 층마다 가격이 다르다. 이마저도 자리가 부족해 미리 예약해 놓은 경우도 많아 보였다.
수목장, 잔디장
봉안당이 건물안에서 풍수피해 없이 나름 온습도를 맞춘 환경에 보관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조금은 답답한 면도 있다. 예전에야 주택생활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오히려 아파트 생활이 익숙한 이가 많다. 살아생전에도 다닥다닥 닭장 같은 (물론 난 아파트를 선호한다) 곳에서 살다가 죽어서도 가로세로 4~50cm 정도 되는 공간에 들어가 있는다 생각하면 갑갑할 것 같다.
~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요즘 많이 찾는 게 수목장이다. 수목장지에 화장한 유골을 묻는다. 보통 한 자리당 나무 한그루가 있어 나무를 보면서 고인을 추억할 수 있는 곳이 된다. 지인이 묻힌 곳 또한 경사가 그렇게 심하지 않은 언덕에 나무들이 줄을 지어 심어져 있고, 보기에 좋아 보였다. 바로 이 점이다. 봉안당은 들어가면 고인을 추억해야 마땅하지만 좀 갑갑하다는 생각에 얼른 나가고 싶어 지는데 야외에 위치한 수목장은 숨통이 틔인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동생이 묻힌 자리를 보면서 떠오른 음악은 임형주의 '천 개의 바람'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소리에 이 친구가 편하게 세상 가보고 싶던 곳 다 다니길 바랬다.
잔디장은 수목이 없이 그저 평평한 잔디밭에 유골을 안치 혹은 산분하고 비석 정도 놓는 것이다. 수목장에 비해 잔디장은 좀 저렴하다. 수목장의 경우 봉안당과 비슷했다. 쾌적한 실내냐 탁 트인 야외냐는 비용과 퀄리티가 비슷하다는 가정 하에 호캉스와 글램핑 중 어떤 걸 선호하는가와 비슷한 것 같다. 난 역시 캠핑이나 글램핑 쪽이다.
해양장
현재는 인천, 부산만 가능하다고 하는데 해양장도 가능하다. 비용은 50~70선이다. 차후 관리할 필요가 없어 비용이 적게 든다. 장례를 오래 진행해 온 한 장례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이는 잘 생각해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고인을 추억할 만한 장소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 문무왕은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동해에 뿌려졌고 용이 되어 나라를 수호했다고 한다.
산분장이 합법화되면 기존 장례 문화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듯하다. 특히 반려견일 경우 더욱 그럴듯하다.
애견인이라면 혹시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동물을 위해 장례를 치러 준 경험이 있을 수도 있다. 나도 두 마리의 강아지를 떠나보냈는데, 개나 사람이나 죽어서 묻히는 건 똑같구나. 얼마 안 되는 공간에 다 들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산분장이 합법화 된다면 특히 애견인들은 납골당보다는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될 것 같다. 가족같이 지냈던 동물이지만 그래도 세속에 찌든 사람보다는 자연에 더 가까운 존재니까. (비용 문제도 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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