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1월 1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농경사회의 영향으로 고대에서부터 달의 영향력이 컸다. 그중 보름달은 풍요의 상징이고 풍요는 풍년, 건강을 뜻한다. 여기에 더해 불은 삿된 것을 태우고 정화하는 힘이 있어 정월대보름에 달집 태우기를 하여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점쳐보기도 하며 구성원 간의 화합을 도모하기도 했다.
그전부터 달집태우기 행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코로나로 4년 동안 못했던 달집 태우기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방문해 보았다.
삼락공원 달집태우기 행사
삼락공원 럭비구장에서 달이 뜨는 시간에 맞춰 5시 20분에 달집 태우기가 시작되었다. 오전 11시부터 여러 가지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제기차기, 투호놀이, 윷놀이, 널뛰기 등 전통놀이에서 부럼 깨기, 각종 만들기 체험등 체험 부스도 많이 있었다.
메인 행사로는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가 있었는데 그중 최고의 관심사는 당연히 달집 태우기였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달은 풍요의 상징이고 해는 남성 달은 여성으로 보는 사상이 많았다. 곡식이 자라는 대지 또한 어머니로 표현되는 곳이 많다. 농경사회에 농사지을 사람이 많이 필요해 남아선호 사상이 생긴 것과 달리 풍요를 기원하는 대상은 여성성을 가진 게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지신밟기
지신밟기 또한 풍물패가 마을의 집집을 돌며 시끌벅적한 소리를 내며 각 가정의 지신(地神)을 달래고 눌러서 집안의 평안을 기원한 행사였다. 지신이 노하면 집안이 흔들리고 사람이 아프고 한다는 미신이 있어 행해진 일종의 굿과 같은 행위였고 음식을 해서 올리고 풍물패를 대접하곤 했다.
지신밟기 때 밟아 놓은 짚단등을 달집 태우기 할때 들고 가기도 했다고 하니 달집태우기와 연관이 깊은 행사로 보인다.
삼락에 마련된 지신밟기는 오색줄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소원을 비는 행위 정도로 꾸며져 있었다. 또한 소망기원길에는 소망을 적은 종이를 새끼줄에 묶어 놨다가 나중에 달집태우기 할때 같이 태웠다.
달집태우기
5시 20분이 되자 본격적으로 내빈소개와 입장, 화로대 준비 등이 이루어졌다.
옛날에는 마을별로 달집 태우기를 준비해서 불을 붙이고 달집이 잘 타는지, 어느 마을 불꽃과 연기가 더 높이 올라가는지로 내기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달집이 잘타는지 중간에 꺼지지는 않는지, 어느 방향으로 넘어가는지로 한 해 농사가 풍년일지 흉년일지 점쳤다.
요즘은 외부에서 개인이나 집단이 불을 붙일 곳은 캠핑장 정도밖에 없다. 많은 사람이 모이기도 했고 화려한 불꽃쇼를 보여주기 위해 기름운반차가 와서 호스로 기름을 촥촥 뿌려댔다. 캠핑 갔을 때 불 붙이기가 어려워 식용유를 담아 태웠던 게 생각났다.
불을 붙이자 달집은 순식간에 불이 올라왔고 멀리 떨어진 안전선 밖에까지 열기가 느껴졌다. 불길이 치솟을 때마다, 구조물이 무너질 듯 움직일 때마다 사람들의 환호성과 감탄이 이어졌다. 그 옛날에는 마을별로 내기로 흥을 돋우며 소리도 지르고 했었다는 게 사실임에 틀림없었다.
달집 태우기가 진행되는 중에도 계속 태울 것을 안으로 전달하는 사람들이 이어졌다. 안전요원들은 분주히 꾸러미를 불속으로 던져 넣었다.
이제 달집 구조물을 거의 다 쓰러진 채로 계속 타고 있었다. 주위도 많이 어둑어둑해졌다. 뒤로는 노을이 멋지게 펼쳐졌고 앞으로는 아파트 건물 위로 싯누런 보름달이 떠올랐다. 이 순간 많은 사람들이 보름달을 보며 또다시 소원을 빌지 않았을까. 코로나를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건강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중간에도 큰 불똥은 안전요원이 소화기로 계속 꺼주었고 나중에 남은 잔불은 소방차가 물 호스를 사용해 꺼줬다. 기름차로 시작해서 소방차로 끝맺음을 한 셈이다. 하루 만에 정말 다양한 구경을 했다.
많은 먹거리 상점과 화장실
달집 태우기 행사 중간중간에는 행사장 한쪽을 매우고 있던 먹거리 장터를 이용했다. 파전에서 탕수육, 솜사탕까지 행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솜사탕은 줄이 매우 길어 도중에 달집태우기 행사를 보기 위해 포기하고 돌아와야 했다.
화장실은 곳곳에 위치하고 있어 이용하기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10명 정도 줄 서서 기다리는 정도는 감안해야 했다. 위치상으로 인적이 드문 곳은 기다림 없이 바로 이용도 가능했다. (줄 선 곳이랑 크게 떨어져 있는 곳이 아님에도)
주차장 문제 TIP!
입구까지만 해도 주차안내 요원이 있어서 생각보다 편하게 주차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입구나 길목에서 나오고 들어가는 차량을 잠시 멈추는 역할만 하고 있었다. 실질적인 주차는 매의 눈으로 빈자리를 찾아 도는 수밖에 없었다. 삼락공원은 아직 정비 중인 곳이 많아 그곳으로도 다 주차가 가능했지만 워낙 많은 인파가 모이다 보니 사실상 주차가 어려운 편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다들 주차를 하고 왔겠지만 나갈 때도 똑같이 혼잡한 시간을 견뎌야만 했다.
행사장에 진입하려고 신호대기 중일 때만 해도 몇 번이나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홈플러스 서부산점 주차장을 이용할까 고민했었다. 삼락생태공원 주차장 어디든 주차하면 홈플러스보다야 가깝지 않겠나 생각했지만 멀고 먼 곳에 주차하고 나니 홈플러스에 주차하고 육교하나 건너는 거리나 비슷해 보였다. 입차와 출차 시의 스트레스 또한 홈플러스가 덜했을 것이다.
예전에는 공항 가는 사람이 홈플러스 서부산점에 차를 대놓고 바로 옆에서 경전철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주차장 유료화로 변경된 이후에는 그렇게 하기 어려워졌다.
- 주차장은 30분 회차 무료
- 1만 원~3만 원 구매 시 1시간 무료
- 3만원~5만 원 구매시 3시간 무료
- 5만원 이상 5시간 무료
미리 구매할 품목이 있다면 홈플러스 서부산점 이용을 고려해 봐도 좋다.
2023년 현재로서는 2/4주 일요일은 휴무이므로 날짜도 잘 확인해봐야 한다.
코로나 여파와 대형마트 지정휴무일이 주변 상권 살리기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내용으로 휴무일 폐지 혹은 평일 휴무 전환을 추진한다는데 반대가 심해서 어떻게 될는지~
홈플러스 서부산점에는 모던하우스도 입점해 있기 때문에 쇼핑에 도움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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