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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바이크 타면 두발로 바로 넘어간다고?

by 허니꿀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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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3~4살쯤 되면 탈것에 많은 관심이 생길 것이다. 우리 또한 그랬고 거쳐간 중간 단계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보니 '이렇더라!'는 점이 있어 공유하려고 한다. 

 

1. 기승전 빼고 결론

빠르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밸런스 바이크 (페달 없이 발로 밀고 가는 자전거)를 타면 두발자전거로 제법 쉽게 넘어갈 수 있다! 물론 아이 성향이나 관심정도, 시간 할애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편적으로 자라고 있는 아이 기준으로 정말 쉽게 두발 자전거로 넘어갈 수 있었다. 

 

1-1 나 어릴때는 어땠나

난 겁이 좀 많은 편이어서 차가 오면 벽에 딱 붙어서 움직이지 않던 아이였다. 자전거도 그렇게 배웠지 않았을까. 보조바퀴를 한참 달고 다니다가 '드르륵드르륵' 거리는 소리가 싫어서 보조바퀴가 안 닿게 균형을 잡다가 한쪽을 빼고 달리다가 한쪽도 마저 빼면서 두 발로 탈 수 있게 되었었다.

 

물론 그때는 밸런스 바이크라는 게 있지도 않았다. 아이에게 사줄때도 그런 게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의 후기 혹은 광고를 보면 균형감각을 익혀 나중에 두 발로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말에 코웃음도 쳤었다. 내가 자전거를 배웠던 기억이나 조카의 자전거 연습을 지켜보며 두 발로 자전거를 타는 과정이 새의 첫 날갯짓만큼이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 자전거 변천사

 

아이가 세발자전거를 타고 있다.
퀵보드 다음으로 탄 세발자전거.

2-1 킥보드에서 세발자전거

맨 처음 탈 것은 킥보드였다. 아직도 킥보드를 많이들 타지만 예전보다는 인기가 시들해진 느낌이다. 다시 자전거가 많이 보인다.

킥보드는 보통 한쪽 발로 땅을 박차고 나가기 때문에 몸의 균형 발달에 아쉬운 점이 있다고 생각해 킥보드 보다는 자전거를 선호했다. 물론 아이가 타고 싶어 하는 걸 타라고 했기에 한동안은 킥보드도 잘 타고 다녔다.

 

여담이지만 전동킥보드가 공유경제로 많이 풀리면서 사고 사례도 많이 늘었는데 아찔한 경우가 많다. 자전거도 넘어지면 높이가 있어서 팔이나 머리를 다치는 경우가 무섭다지만 킥보드는 요철이나 장애물, 급정거, 직접 충돌 등의 사고를 당했을 때 공중으로 붕 떠서 날아가버리게 된다. 안전면에서도 역시 킥보드보다는 자전거가 낫다고 본다.

 

사진의 세발자전거는 아이들 용임에도 불구하고 안정감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었다. 좀 속도를 내거나 커브를 돌려고 하면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아이 입장에서는 좀 시시했다. 3~4세 정도에 천천히 이용하고 보호자가 옆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을 때 탈만 했다. 우리는 잠시 보유하다가 패스!

 

2-2 밸런스 바이크 영입

데크길을 따라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간다. 호수에는 연잎이 자리잡고 있다.
두발로 직접 땅을 박차고 나가는 밸런스 바이크.

그 다음으로 공원에서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먼저 타봤던 거 같다. 그런데 제법 잘 타길래 아마 밸런스 바이크보다 14인치 보조바퀴가 있는 자전거를 먼저 구했던 것 같다. 

 

보조바퀴가 있지만 바닥의 모든 요철을 다 넘을순 없어 결국 몇 번 넘어졌고 그 길로 한동안 일반 자전거는 안 타게 되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검색에 검색을 한 결과 밸런스 바이크란게 있는데 이게 타기도 쉽고 균형감각을 자연스럽게 배워서 나중에 두발자전거로 한 번에 넘어갈 수 있다는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앞서 말했다시피 난 코웃음을 쳤다. 상술이라고 생각했고 그래도 아이가 흥미가 있다면 뭐 어때,라는 생각으로 밸런스 바이크 한대를 영입했다.

 

바이크 전성시대

여전히 킥보드나 가끔가다 보조바퀴 자전거도 타긴 했지만 그야말로 밸런스 바이크 전성시대가 열렸다. 어딜가나 들고 다녔고 굴곡진 땅은 더 신나게 타고 낮은 언덕에서 타고 내려오기도 하고 제법 거리가 있는 곳도 밸런스 바이크와 함께라면 유모차가 필요 없었다. 

 

타다가 보니 정말 내리막에서는 두발을 떼고 균형잡고 내려오기도 하고 다리 힘도 제법 길러주는 거 같았다. 대신 좀 오래 타면 다리 아프다고 하긴 했었지만. 이때만 해도 몰랐다. 정말 이런 순간들이 다음 자전거를 위한 시간이 쌓이고 있었는지는. 그냥 재밌게 타고 다녀서 그것만으로 만족스러웠다.

 

 

바이크 타고 슝 ~

 

2-3 보조 바퀴 달린 일반 자전거

데크 길을 따라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주위로는 연잎이 무성하게 자라있다.
보조바퀴를 바꾼 뒤 일반 자전거도 제법 잘타게 되었다.

소음에 민감한 아이를 위해 우레탄 바퀴 + LED 불빛이 나오는 보조바퀴로 바꿔주었다. 일단 플라스틱 바퀴의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없어져 타는 사람이나 주위 사람의 귀가 조금 편해졌고 불이 들어오는 바퀴도 만족도가 높았다. 비록 저녁 늦게 탈 일이 잘 없고 앞으로 보고 달리면 불빛이 안 보이는 점은 아쉽지만. 

 

그리고 시간이 좀 흐르니 불빛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발광 신발도 시간 지나면 불빛이 안 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거라 교환이나 수리가 안된다더니.. 똑같네.

 

보조바퀴 달고도 아예 안탄건 아니고 몇 번 타고 다녔는데 밸런스 바이크에 비해 영 재밌게 타는 것 같지는 않았다.

 

딱 한번 갑자기 보조바퀴 떼고 싶다고 하여 내가 그랬듯이 한쪽만 제거해 준 적이 있었는데 두 번 타고는 다 떼 달라고 했다. 그렇게 한번 타고는 아직 아닌 거 같다고 한동안 또 자전거를 잘 안 타게 되었다.

 

요즘 '회복탄력성'이나 '그릿'과 같은 책을 읽고 있는데 우리 아이는 그릿과는 좀 거리가 있는듯 한데... 과제 수행력 자체는 또 좀 높은 편인 듯. 안될 것 같으면 좀 빨리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따로 연습을 열심히 하지는 않는데 어느 순간 그 과제를 해낸다. 나 몰래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건가. 

 

엄친아 친구는 줄넘기면 줄넘기, 인라인이면 인라인, 게임이면 게임에 꽂혀 지칠때까지 그것을 하고 끝을 봐야 하고 정말 열성적으로 한다고 했다. 내가 책에서 본 그릿이 있는 사람과 동일했다. 두 어린이가 서로 자극받아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드디어 두발로 달리다!

잠시 또 샛길로 이야기가 빠졌는데 다시 자전거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렇게 자전거와 또 멀어지는가 싶었던 어느 날 뜬금없이 보조바퀴를 떼 달라고 했다. 그냥 타보고 싶다고.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누군가 타는 걸 봤다거나, 너는 왜 못 타냐고 핀잔을 들었다거나, 한번 타볼래? 하고 권유를 하지도 않았다. 그냥 타보겠다고 했다. 

 

그나마 이유를 대 보자면 요 근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은 상태였달까. 한 곳에서 붙은 자신감이 다른 곳까지 이어졌을 수는 있겠다 싶다. 

 

그렇다 하더라도 각오를 다지고 열심히 잡아줘서 혼자서 탈 수 있게 해 줘야지 하고 있었는데 한 두어 번 비틀비틀 잡아줬는데 그 뒤로 대박! 바로 두발 자전거를 탔다. 두발 자전거를 타기 위한 부모의 허리 작살나는 자세로 자전거 잡아주는 노력이나 넘어질까 봐 두려움에 떠는 아이의 공포심이 쏙 빠진 채 성공했다. 

 

 

아이가 처음 두발 자전거 타기를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수 없다.

그랬다. 난 이제서야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아~ 밸런스 바이크만 탔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거 타고 바로 두발 자전거로 넘어간다는 게 완전 헛말은 아니었구나. 그리고 어른이 보는 눈높이와 아이가 느끼는 자전거의 높이, 무서움은 조금의 차이지만 큰 거구나. 고작 몇 센티 더 자랐을 뿐인데 자전거를 무서워하지 않고 두 발을 바닥에서 다 뗄 수 있구나.

 

그 정도가 아니다. 이제 한두 달 만에 자전거에 얼마나 익숙해졌는지 안장이나 손잡이에 발도 올린다! 위험하다고 평지에서만 하라고 주의를 줬지만 수시로 한다..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를 봤는데 조만간 나우시카가 비행선 타듯 타지 않을까.

 

혹시라도 밸런스 바이크 구입 고민중이라면 사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아이가 타고 싶어 하는 걸로 타게 두면 언젠가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어 하는 듯하다. 참고로 완전히 두발자전거를 타게 된 시기는 7세였다. 발육이 좋은 아이라면 6세에도 가능하지 않을까. 

 

트랙위에서 아이가 헬멧을 쓰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다음은 인라인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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